야구 경기 - 응원문화와 대중



1.

LG vs 두산

처음 본 야구경기. 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응원 문화가 흥미로워서 처음 몇 분간은 경기보다 관중들을 봤었지.



2.

그러나 대중에 대한 씁쓸한 생각 다시 한 번.

애초에서 어떤 팀을 응원할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부터가 무의미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한 팀을 응원한다는 팬들의 의리는 너무나 가벼운 것이었다.

지니까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나가버리는 장면.

대중의 모습이었다.

전형적으로, 대중은 이기는 걸 좋아한다. 대세를 좇고 힘 있는 쪽으로 몰린다.

그냥 즐기자는 게임인데 뭘 이렇게까지 생각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나에게 그건 큰 문제다.

대중이 원하는 것과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의 극단적 차이에 대한 문제.

대중에게 나는 어디까지 합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

어렵다.





<레옹>






이방인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는 편이다.

뿌리내리지 않으려는 이유, 썬글라스를 쓰고, 창문을 항상 확인하는 이유,

그래서 다른 사람을 내 집 문 안으로 들이기도 힘든 이유, 이방인.

레옹은 위험에 처한 마틸다에게 문을 열어 주면서 세상을 끌어당긴다.

다 컸지만 나이를 덜 먹은 마틸다와, 나이는 많지만 아직 어린 레옹. 

서로를 담아주고 안아주는.



+



"아저씬 내 첫사랑이예요."

"사랑해본 적도 없는데 그걸 어떻게 아니?"

"느낄 수 있으니까요"

"어디로?"

"배로요."



+


마틸다가 마당에 레옹의 화분을 심어주면서,

sting - shape of my heart

이런 노래였구나,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었다.





<블랙스완>




좀 늦은 블랙스완.



강박, 집념, 욕망, 시기. 

생소하고 외설적인 이 단어들은 

사실 인간의 심리 깊숙히 자리 잡고 있으면서 스스로를 파괴하게 한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 뱃속에 유리조각을 찔러 넣는 검은 백조. 



심리와 현실을 얽히도록 나열해내는 방식이 상투적이지 않고 상당히 흥미롭게 그려졌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더군. 

레옹 다시 봐야겠다.





발화병



시끄럽다.




1. 

경험이 많아지면, 그래서 아는 게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면, 옵션으로 따라오는 게 자만이다. 그래서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자만하게 된다. 


2.

가장 치명적인 것은 그렇게 생겨난 자만을, 자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드문 것이다. 그것은 곧 지식이며 진리가 된다. 



3.

속담은 참고가 될 수는 있지만 진리가 될 수는 없다. 세상 어느 한 쪽에 눈을 고정시켜놓는 순간, 그는 세상을 놓치게 된다. 


4. 

우리는 발화병에 걸린 것 마냥 말을 한다. 자기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고 너는 틀렸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데 급급하다. 그러나 입을 연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말이 입 밖으로 나와 세상과 마주친 이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반대로, 발화되지 않은 생각의 가치. 그것의 깊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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